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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에 팥죽을 먹는 뜻을 아시나요?

우리 한민족은 고대로부터 동지(冬至)날 팥죽을 쑤어 먹었다. 왜 그랬을까? 팥죽의 의미를 생각해보면 고대 한민족의 속 깊은 뜻을 찬탄하게 된다. 그만큼 동지의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다 알다시피 동지는 밤낮의 길이가 같으면서 가장 긴 겨울밤이다. 입동 일에 겨울이 시작되었다가 대설(大雪)을 지나 음역 11월에 맞이하는 동지, 이 날은 추위 속을 뚫고 양기(陽氣)가 잉태된다. 즉 마치 아이가 잉태되듯이 어둠과 추위와 죽음을 의미하는 겨울의 기운이 다하고 다음 해의 기운이 맺힌다는 뜻이다. 한 마디로 한 해의 마지막이자 시작이 맞물려 있는 분기점인 것이다.

이것을 일양(一陽)의 시생(始生.처음으로 탄생)이라 한다. 마치 음울한 죽음의 골짜기에서 새 생명이 탄생되는 것과 같다. 따라서 일양의 시생은 모든 인간의 다음 해 건강과 운명의 씨눈이 맺힌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고대에는 동지가 정월 초하루라 생각하고 설 명절 제사를 지내는 풍속이 있었던 것이다. 그만큼 동지는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 대단히 큰 의미가 있다. 그런데 동지의 의미가 큰 것과 팥죽은 어떤 관계가 있어서 굳이 이날만은 팥죽을 쑤어 먹는 풍속이 단절 없이 이어져 왔을까?

팥죽에서 가장 중요한 음식은 새알이다. 하얀 찹쌀로 빚은 동그란 모양이 꼭 새의 알 같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새의 알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전혀 아니다. 언어만 같을 뿐 그 뜻은 조금도 닮지 않았다. 새알이란 새해의 알이란 듯이기 때문이다. 알이란 얼이고 신이며 빅뱅 이전의 태극을 의미한다. 우리의 역사에 유독 난생신화가 많은데 신라의 박혁거세가 알에서 나왔고 부여의 금와 왕 고구려의 주몽 모두가 황금빛 알에서 나왔다고 하였다.
이 말은 그들 제왕이 모두 신의 자손이란 뜻이다. 천지만물이 태어나기 이전에 천지만물의 씨눈을 잉태하고 있는 태극이 곧 알이며 신이기 때문이다. 흔히들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하는 질문을 하는데 닭 보다는 알이 먼저이다. 천지만물이 탄생한 빅뱅 이전의 태극이 곧 알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새알의 알은 신의 영기 혹은 인간 하나하나의 운명의 씨눈이 된다. 그러니까 새해의 운명의 씨눈이 곧 새알인 것이다.

그리고 팥은 주지하다시피 악귀를 물리치는 의미가 있다. 귀신에 씌었을 때 무당이 팥을 뿌리는 것도 악귀를 물리치는 영험한 빛과 기운이 팥에 있다는 속설을 믿기 때문이다. 따라서 팥죽은 새알 즉 새해의 운명의 결정체인 알을 악귀로부터 보호해준다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의 고대 조상들께서 후손들의 안녕을 위하여 동짓날 팥죽을 쑤어먹는 풍속을 대대손손 단절 없이 이어지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