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조선 4월호 칼럼
페이지 정보
본문
햇수로 3년간 써온 월간조선 칼럼 "정경대 박사의 의명학 이야"를 이번 회를 마지막으로 절필하기로 하였다. 체질진단의 중요성과 정확성 그리고 약을 쓰고 치료함에 있어서, 단언하거니와 의명학 논리에 견줄 만한 진단법은 없을 것이며 사상이니 팔상이니 맞지도 않는 허망한ㅇ 진단으로 사람의 몸을 망가지게 하는 따위에 현혹도지 않기를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마지막 칼럼을 게재한다.
월간조선 4월호
정경대 박사의 의명학 이야기
심장 소장 심포 삼초가 병들 때 몸의 안과 밖의 반응과 심리변화
1,심장은 세속에서는 제왕이고 천상에서는 신의 집과 같다.
사람의 몸이 고대국가라면 심장은 황제이고 다른 장부는 신하에 해당된다. 그도 그럴 것이 심장이 여러 장부가 만든 각종 영양소와 면역성분 호르몬 등등 생명유지에 필요한 성분을 담은 혈액을 온 몸 구석구석까지 빠짐없이 보내 몸을 자양해주므로 고대의 어진 황제가 백성을 돌보고 다스리는 것과 같다.
그렇지만 병약한 제왕은 백성의 삶을 어렵게 하고 포악한 군주는 백성을 도탄에 빠뜨려서 나라를 망하게 하듯 심장이 너무 약하면 온 몸이 차고 기력이 없어서 활동이 어렵고, 너무 강하면 끓는 열 때문에 수명이 빠르게 단축된다.
그와는 반대로 신하의 권력이 너무 강하면 황제가 나라를 다스리지 못하듯 심장을 제외한 다른 장부의 氣가 드세면 심장이 병들어 몸을 자양하지 못하고, 신하의 권력이 미약하면 황제가 독재자가 되듯 다른 장부의 氣가 허약하면 심장의 열기가 다른 장부를 괴롭혀서 병들게 하니 역시 수명이 단축된다.
다시 말해서 심장이 작고 허약하면 마치 신하가 반란을 일으키듯 다른 장부가 邪氣를 잔뜩 머금고 심장을 겁박하고, 심장이 크고 강하면 독재자처럼 열사(熱邪, 열의 邪氣)를 잔뜩 머금은 심장이 다른 장부를 겁박하여 생명을 단축시킨다.
그러니까 건강을 위해서는 생명을 실은 육신을 파괴시켜 차안(此岸)에서 저쪽 죽음의 음울한 피안(彼岸)으로 안내하는 질병이란 매체가 심장을 중심으로 전개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생명은 심장이 박동하는 순간부터 시작되고, 죽음은 심장 박동이 멎음과 동시에 찾아오니 심장이야 말로 병 없이 오래 살 수 있게 해주는 神의 집과 같은 곳이라 하겠다. 그
래서일까? 우주의 중심은 북두칠성이고 태양계를 비롯한 천체는 북두칠성의 에너지에 매여 회전하며 만물은 7수로 변해간다. 즉 변화의 최소 단위가 일주일이며, 여기에 3을 곱하면 21일이 되는데 21은 천상에 기도하는 최소한의 수리이다. 그리고 일주일이 일곱 번이면 49이고, 49수는 우주의 수리로서 천지대연수(天地大衍數)라 하는데 고대로부터 면면히 이어져온 49제를 지내는 풍습과 연관이 있다.
아무튼 북두칠성은 우주 전체 뿐 아니라 인간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특히 심장을 주관하여 생명의 지속과 단절을 결정짓는다. 기록에 보면 “심장은 덜 핀 연꽃처럼 생겼는데 9개의 빈 공간(九宮)이 있으며 그곳은 하늘의 순수한 본질이라 할 진기(眞氣)가 있으니 이것이 바로 생명의 정기(精氣)이다. 그리고 9개의 빈곳 중 7개의 구멍은 북두칠성과 상응해 그 기운과 교류하여 생명활동을 한다.” 하고 말한 대목이다. 북두칠성의 기운이 심장과 이어져있으면 심장은 계속해서 박동하므로 삶은 지속되고 심장이 멎으면 자연히 칠성의 기운이 끊어져 삶이 단절된다는 뜻이다.
그뿐이 아니다. 심장에는 7개의 구멍과 더불어 하늘의 정기와 교류하는 3개의 털이 있어서 정신을 주관한다 하였다. 3개의 털은 마치 안테나와 같아서 전해주는 하늘의 정기를 받아들여 정신운동을 하게 한다. 따라서 7개의 구멍이 선명하고 3개의 털이 온전하게 다 있으면 지혜로운 사람이라 하였다.
그러나 보통사람은 구멍이 5개이고 털은 2개이며, 우매한 사람은 구멍이 3개이고 털은 1개이며, 지적장애인은 구멍과 털이 1개가 있으나 너무 작아서 없는 것 같다 하였다. 그러니까 하늘의 정기는 구멍의 숫자와 선명성에 의하여 충만하거나 혹은 부족하기도 하고, 그리고 털의 숫자와 길이에 따라서 삼태와의 교류가 원만하기도 하고 막히기도 하여 정신세계가 차원을 달리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심장이 건강하다는 건 하늘과의 소통이 순조로워서 지혜가 충만하고, 심장이 보통 건강한 사람은 하늘과의 소통도 보통이어서 지혜 역시 보통이며, 심장의 건강이 보통 이하이면 하늘과의 소통이 원만하지 못하므로 지혜도 따라서 우매해진다는 뜻이다. 심장의 건강 유무를 좀 더 폭을 넓혀 철학의 시각으로 비약하면 심장이 건강하여 하늘과 잘 통하면 현인(賢人)이고 현인은 정신이 맑고 깨끗하여 희로애락에 물들지 않을뿐더러 삶과 죽음을 초월한 성인의 도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심장이 온전하지 못하여 우매한 자일수록 하늘과의 교류가 원만하지 못하므로 어리석은 짓으로 일생을 보내다가 삶을 놓는다는 뜻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사실 심장은 몸으로부터 실 날 같은 무수한 줄(핏줄 신경선 힘줄 등등)을 뻗어내려 모든 장부 곳곳에 이어져 있다. 그 뿌리를 더러운 진흙 속에 담가놓고도 오염되지 않는 연꽃에 비유된다.
그 줄을 온갖 더러움에 항상 찌드는 장부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나 그 본성은 신의 집이라 할 만큼 청정하다. 하지만 샛강이 모여 바다가 되듯 세속의 온갖 오염을 받아들이는 오관(五官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의 집합소로서의 심장은 마음의 곳집이라 정사(正邪)가 공존한다. 정신활동의 주제자로서 오상(五常, 仁 義 禮 智 信)을 집약하여 현인의 도를 행하는가 하면 오상의 상대적 개념(五惡, 다섯 가지 삿된 마음)인 슬픔 괴로움 근심걱정 두려움 분노를 일으킨다.
그러기에 오염되지 않은 심장은 삿된 마음에 상하고 통증으로 그릇됨을 알려준다. 이렇듯 심장은 그 어디에다가 비할 데 없이 소중한 영육(靈肉)의 주인인데다가 마음의 곳집이어서 형이하와 형이상을 동시에 함축한 귀함까지 있다. 따라서 비단 병 없이 오래 살기 위해서 만이 아니라 정신을 승화시켜 높은 경지의 도에 이를 수 있는 신령함까지 있어서 어느 장부보다 소중하게 여기고 보호해야 한다.
2,심장병이 나타내는 몸의 증세와 심리변화
심장이 상하는 가장 큰 원인은 뭐니 뭐니 해도 심리변화가 으뜸이라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다섯 가지 스트레스가 있거니와 이를 오악(五惡)이라 하는데 슬픔 괴로운 분노 근심걱정 두려움이 바로 그것이다. 이 다섯 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마음을 심하게 괴롭히면 심장이 병들어 아파짐은 물론 모든 장부도 따라서 병들고 나중에는 몸 전체에 이상이 생긴다.
스트레스는 주지하다시피 생활 속에서 제 성질을 못 이겨서 스스로 불러들이는 감정의 패악이다. 생명활동의 엔진이라 할 몸속의 장부는 미생물들의 집합체인데 그것들은 병으로 혹은 패악한 감정에 의해 돌변하여 생명에 치명상을 입힌다.
그러나 좋은 감정에는 저도 덩달아 신명이 나서 병을 낫게 하고 생명을 지속시키는 에너지를 발산한다. 그러므로 병 없이 오래 사는 최고의 비법은 약이 아니라 마음을 편하게 하는 데에 있다. 하지만 말이 쉬워 마음을 편하게 갖지 뜻대로 되지 않는다. 인간은 감정을 초월할 수 없는 동물이니 그 누가 온갖 희로애락에 휘둘리지 않고 초연할 수 있으랴!
그러나 한 가지 방법은 있다. 가령 성이 나는 일이 있으면 즉시 성이난다. 하고 알아차린 다음 성을 내면 몸이 망가져서 병이 들어 일찍 죽는다 하고 생각하고 억지로 라도 미소를 머금으면 신통하게 성이 가라앉는다. 이와 같이 반복해서 마음을 길들이다보면 좀체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천지자연의 섭리는 이길 수 없는 법이라 체질변화로 인한 질병은 어쩔 수 없다는 데에 인간으로서의 한계가 있다. 심장의 질적 성분은 火氣이고 성질은 더위인데 태어난 시기의 기후변화에 따라서 대소허실이 확정된다.
그리고 그것은 평생 안고 가야 할 타고난 체질이다. 그러나 체질은 결코 불변의 결정체가 아니다. 체질이 변하지 않으면 그야말로 영생하는 신의 반열에 오를 테지만 몸이란 것이 흙 물 열 숨 쉬는 氣라는 사대물질원소의 집합체에 지나지 않으니 꿈도 못 꿀 일이다. 물질을 초월할 수 없는 체질은 애시 당초에 기후에 상응해 확정된 터라 역시 기후변화에 변할 수밖에 없는 건 천지자연의 순리이다. 열이 많은 체질이라면 심장이 크고 실하지만 더위를 만나서 병들고, 열이 적은 체질은 심장이 작고 허약해서 추위를 만나면 병들기 마련이다.
그렇게 심장이 병들면 변덕이 심해져서 자기 정체성을 상실하기도 한다. 건망증이 심해지고 어지럼증도 생긴다. 하지만 그것은 가벼운 증세이고 역시 심장은 마음의 곳집이라 五惡이 다 괴롭힌다. 특히 슬픔과 기쁨이 번갈아 일어나고 잘 삐지는데 시기 질투도 심해진다. 이러한 심리변화는 육신의 병을 더욱 심화시킨다. 혈관을 약화시키는데다 氣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니 근육과 맥이 서로 잡아당기고 저절로 엉킨 어혈이 백 가지 병을 유발시킨다.
한 마디로 종합병동이라 할 만하여 나중에는 무슨 병인지 분간하기도 어려워진다. 다만 심장병은 심장 통증에다 마음이 번잡스럽고 손바닥에 열이 많이 나며 얼굴빛이 붉고 입이 마르는 특징이 있다. 증상이 그와 같으면 비단 심장병만이 아니라 어혈이 혈관을 막아 뇌졸중 뇌출혈 동맥경화 부정맥. 그리고 다른 장부에 암 같은 중병을 앓게 하는 등 온갖 잡병까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심신이 괴롭고 생명은 단축된다. 생명의 지속을 위해 심장이 하는 일은 산소를 공급받은 동맥혈을 받아들여서 펌프질로 온 몸에 보내 온 몸을 자양하며 돌고 돈 혈을 다시 받아들이는 운동을 반복한다. 정상적이면 1분에 70-80회 박동하는데 이 보다 빠르면 몸에 열이 나고 머리에 땀이 많이 나면 고혈압이고 느리면 몸과 손발이 차지는 저혈압이며 발끝부터 열이 식어가서 온 몸이 싸늘해지면 곧 죽음이다.
3,심장을 비롯한 오장은 코드가 맞는 천지만물과 교류하면서 운동하고 생존한다.
음양의 결합으로 탄생한 천지만물은 다섯 가지 원소의 집합 물로서 木 火 土 金 水라는 문자로 표시하여 오행이라 하였다. 따라서 오행은 탄생과 소멸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천지만물의 총칭이며 그것들은 제각기 하나의 에너지 체를 형성하여 코드가 맞는 것끼리 교류하면서 운동하고 생존한다. 간담의 질적 성분은 木氣이고 성질은 風인데 서로 통하는 천체는 木星이고, 방위는 동쪽이며, 오곡은 보리, 오미는 신맛, 오색은 녹색, 오음은 角이다.
심장 소장의 질적 성분은 火氣이고 성질은 열인데 서로 통하는 천체는 火星이고, 방위는 남쪽이며, 오곡은 팥, 오미는 쓴맛, 오색은 붉은색, 오음은 緻이다. 비위의 성분과 성질은 土氣이고, 방위는 중앙이며, 오곡은 조이고, 오미는 단맛, 오색은 황색, 오음은 羽이다. 폐 대장의 성분은 金氣이고, 성질은 乾인데 서로 통하는 천체는 金星이고, 방위는 서쪽이며, 오곡은 기장이고, 오미는 매운맛, 오색은 흰색, 오음은 商이다. 신장 방광의 성분은 水氣이고, 성질은 寒인데 서로 통하는 천체는 水性이고, 방위는 북쪽이며, 오곡은 검은콩이고, 오미는 짠맛, 오색은 검은색, 오음은 宮이다.
이와 같이 천지만물은 발산하는 그 에너지가 약이 돼 서로 통하는 오장육부를 돕는다. 심장을 도와 약이 되는 만물을 좀 더 열거하면 채소는 해(薤,백합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 취나물 씀바귀 쑥 고들빼기 상치 쑥갓이고, 과일은 살구, 동물은 양고기 소의 양, 염소, 개고기, 등이며, 약초는 맥문동은 인삼 오미자 원지 복신 생지황, 석장포 , 창포, 복령, 치자, 제비꽃, 영지, 참당귀 둥글레 등이니 심장병은 이런 것들로 다스린다.
4, 소장은 영양소 생산 공장이자 쓰레기 분리처리장과 같다.
소장은 심장과 부류가 같은 火氣라서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데 심장이 소장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무겁다. 따라서 심장병으로 인한 심리변화에도 소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등 소장의 병은 심장의 건강 여하에 달렸다 해도 그리 틀리지 않는다. 다만 심장은 음이고 소장은 양이어서 서로 하는 일이 다르고 병과 나타나는 증세도 다르다.
그러나 같은 부류인 까닭에 쓰는 약과 음식은 거의가 동일하다. 소장의 모양은 위장으로부터 수곡(水穀,음식물)을 내려 받아서 영양소를 흡수하는 역할을 하므로 대장처럼 꾸불꾸불 길게 이어져 배꼽 근처에서 왼쪽으로 16구비를 겹쳐서 돌아 쌓여있다. 기록에 의하면 그 길이가 보통 3장 2자이고 넓이는 2치 반이며 곡식을 2말 4되, 물을 6되 3홉까지 담는다 하였다. 하는 일은 위장으로부터 내려 받은 음식물을 꿈틀꿈틀 주물러서 항문으로 이동시키는데 그 과정에서 끈적끈적한 알카리성 분비물을 생산해 소화를 돕는다.
그리고 음식물에서 영양소를 흡수한 다음, 깨끗한 것과 탁한 것을 걸러서 소화시키되 탁한 수액(水液)은 방광으로 보내고 찌꺼기는 대장으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소장이 병들면 영양결핍으로 살이 마르고 대소변이 순조롭지 못하다. 몸에 나타나는 증세는 허리가 무겁고 성기가 아파진다. 그리고 설사를 하는데 아랫배가 아프다. 만약 소장에 어혈이 맺혔으면 소변이 잘 나오지 않고, 열이 차면 남성은 고환이 여성은 음경 속이 아프다. 위험한 증세는 소장 맥이 끊어지면 땀이 그치지 않고 비 오듯 쏟아진다. 그리고 몸의 털이 바싹 마르고 뻣뻣이 서서 마치 메마른 갈대와 같아지는데 목숨이 위태롭다는 신호이니 급히 병원으로 가야 한다.
5, 심포(心胞 삼초(三焦)는 몸을 움직이게 하는 마음처럼 형체가 없이 잉태와 에너지를 생명의 힘으로 변화시키는 중요한 장부이다.
형체가 없어서 생소하게 느껴지는 이 장부는 몸을 부리는 마음과 같다. 즉 모습은 없어도 생명활동에 직접 관여하는 등 쓰임새가 적지 않다. 본질은 소장처럼 심장과 같은 부류이다. 따라서 상호 영향을 미치지만 역시 심장이 미치는 영향이 무겁다. 그리고 소장처럼 심장병으로 인한 심리변화가 심포 삼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하지만 하는 일이 달라서 병증도 다르게 나타난다. 다만 쓰는 약은 심장과 같기는 하지만 오미는 차이가 있다. 물론 심장과 같은 쓴맛이 기본이기는 하지만 특이하게도 떫은맛 탄내 고린내와 코드가 더 잘 맞아서 병이 들면 이러한 재료가 치료에 도움이 된다. 그런데 심포 삼초가 비록 심장과 같은 부류이기는 하지만 오행의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즉 木 火 土 金 水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고 다 함유하여 오색을 다 갖춤으로써 땅을 상징하는 천지의 별난 이름이라 하였다. 이름이 별나니 하는 일도 별나다. 심포(心胞)는 명문(命門)이라고도 하는데 남자는 精을 간직하고 있으며, 이 정을 생명의 힘으로 변화시켜서 물결처럼 온 몸에 퍼지게 하니 약동하는 생명력이 이로서 비롯된다.
그리고 여자는 자궁과 연계하여 아이를 잉태시키니 단절 없는 생명의 씨앗을 품은 그릇이다. 삼초(三焦)는 상초 중초 하초 셋으로 나뉜다. 상초(上焦)는 횡경막 아래 위의 입구에 있는데 주로 陽氣를 내어 뿌연 안개와 같은 것이 폐와 심장의 호흡작용을 돕고 피부와 뼈의 가운데 부분 살(肉)을 따뜻하게 해준다. 중초(中焦)는 횡경막과 배꼽 사이 배 가운데에 있는데 거품 같은 것이 비위의 소화 작용을 돕고 음식물의 정미(精微,영양소)를 피가 되게 하여 위로는 폐에 들어가게 하고, 오장과 온 몸을 자양하여 영화롭게 해준다.
하초(下焦)는 배꼽 아래 방광의 입구에 있다. 마치 도랑과 같은 것이 대소변을 순조롭게 통하게 밑으로 내려간 것이 역류하지 않도록 막아주는데 근대 의학에서는 임파의 작용으로 보고 심장 혈관 혈액 등의 순환기를 원활히 해주는 제 2의 생명이라고도 한다. 비록 모습은 없지만 이렇게 생명활동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는 심포와 삼초를 보통은 잘 몰라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들 하였지만 안 이상 이제부터는 건강하게 오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오장오부 만큼이나 잘 다스려야 한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심포 삼초가 병들어 보내는 신호를 잘 숙지해두자. 신호 중에서 심장병과 같은 심리변화가 느껴지면 쓴맛에다가 떫거나 고소하거나 고린내 나는 음식을 더해서 섭취하면 심포 삼초의 병이 가벼워진다. 그리고 원칙적으로 심장병의 각 증세별로 약을 복용하면 빠르게 낫는다. 하지만 심포 삼초가 병들어 보내는 신호는 심장병과 다르다. 포의 병은 거의가 여성이 앓는 병이라 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포는 여성의 자궁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포의 양기가 잉태에 관여하는데 포가 냉하면 잉태하지 못한다. 그리고 포가 냉하면 냉대하는 물론 혈기가 엉켜서 생리통을 심하게 앓는다. 하여간 포로 인한 병은 거의가 월경에 속하는데 경수가 자주색이면 포에 열이 많다는 신호이고 검은 덩어리가 나오면 포가 냉하다는 신호이다.
그리고 경수 양이 적으면 설사를 심하게 하였거나 땀을 많이 흘리고 소변이 잦다는 신호이므로 신장 방광 요도 등을 의심해야 한다. 경수가 너무 많은 까닭은 대변이 불통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신호이다. 특히 무서움이 많으면 경수 양이 많아진다. 삼초가 병든 증세는 뱃속이 그득하고 아랫배가 아프고 붓고 단단해지며 소변을 보기 어려워서 고통스러워진다. 상초의 병은 숨이 차고 즁초의 병은 복부가 더부룩해지며 하초의 병은 대소변이 순조롭지 못하고 심하면 붓는다.
포가 병들었을 때 좋은 치료약은 월경 시 배가 아플 때는 당귀 천궁 생지황 건지황 황련 향부자 도인 홍화 봉출 현호색을 각각 20g 정도를 한 첩으로 달여 마시면 좋다. 월경이 고르지 뫃하면 맥문동 6g 당귀 30g 백작약 황련 강즙초 3g 쑥잎 감초 각 2g 홍화 1g 도인 20개를 한 첩으로 달려 마시면 좋다. 월수가 예정일보다 늦으면 당귀 숙지황 백작약 향부자 보출 소목 각 30g 목통 천궁 육계 감초 홍화 각 9g 도인 20개 1첩을 달여 마시면 효과가 있다. 그 외, 망초 후박나무는 월경이 막혔을 때 어혈을 풀어주고, 건지황은 하혈을 막아주며, 익모초는 냉 대하를 치료해준다. 그리고 인삼 황기는 삼초의 기를 보하고, 연복자는 삼초의 열을 제거해주며, 사골은 사초를 편하게 해주고, 참기름은 삼초의 독을 없애주고, 황구는 하초를 실하게 해주는데 오미자와 함께 삶아먹으면 좋다. 연근과 순대 역시 하초를 건강하게 해준다.
6, 심장병의 원인과 증세 그리고 치료법 예문
심장은 비장으로부터 사기(邪氣)를 받아서 병이 드는데 오래지 않아서 폐로 옮겨간다. 그리고 사기가 간으로 옮겨가서 머물면서 몸의 안과 밖에 여러 가지 질병을 유발하다가 마지막으로 신장에 침범하는데 이때는 하늘의 신선도 치료하지 못한다. 그런데 이러한 사기의 전이과정은 어쩌면 미리 신호를 보내서 심장병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하늘이 기회를 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만약 水氣가 태과하면 신장부터 병들기 마련인데 이때 신장 사기는 전이과정 없이 곧장 심장을 급박해 사망에 이르게 하기도 한다. 이런 체질은 거의가 심장이 선천적으로 작고 허약하여 체질을 변화시키는 천지의 섭리가 돕지 않으면 요수한다. 아래 예문은 정상적인 전이과정을 거쳐서 병든 이를 임상하고 치료한 사례이다. 1940년 음력 6월 17일 2330분에 태어난 남성(1940년의 기후와 에너지를 표시한 문자는 경진(庚辰)이고, 음력 6월은 계미(癸未)이며, 17일은 을축(乙丑)이고 시간은 무자(戊子)이다. 이것을 판단하기 쉽게 하나의 공식으로 체계화하면 아래와 같다.
생년:庚辰(경진) 체질을 변화시키는 기후변화(大運 또는 천지의 섭리)
생월:癸未(계미) 甲(갑) 乙(을) 丙(병) 丁(정) 戊(무) 己(기) 庚(경) 辛(신)
생일:乙丑(을축) 申(신) 酉(유) 戌(술) 亥(해) 子(자) 丑(축) 寅(인) 卯(묘)
생시:戊子(무자) 6세 16세 26세 36세 46세 56세 66세 76세
체질: 차고 냉함(寒冷 土氣(비위 에너지)와 水氣(신장 방광 에너지 가 과다하고 火氣(심장 소장 에너지)와 木氣간담 에너지)가 부족하다)
해설: 생년의 庚(경, 金氣)은 天氣인데 폐 대장 에너지이고 체질이 寒冷하므로 폐 대장 역시 차고 냉하다. 생년의 辰(진,土氣)은 地氣인데 위장 에너지이고 성질이 습하고, 생월의 未(미, 土氣)는 地氣인데 비장 에너지이고 성질은 뜨겁다. 그러나 未 중에는 심장 에너지인 丁(정 火氣 심장이 들어있는데 생년의 습한 辰이 습한데다가 생일의 丑(축, 土氣)에 얼음처럼 냉한 水氣가 있어서 그 영향을 받은 未 중의 丁火가 약화된다. 따라서 선천적으로 심장이 작고 허약하다. 게다가 생시의 신장 에너지인 생월의 天氣 癸(계)와 地氣인 子(자)마저 신장 에너지인 水氣로서 성질이 매우 차다. 생시의 天氣 戊(무, 위장 에너지)가 비록 水氣를 흡수하는 성질이 있으나 많은 水氣로 인해 오히려 젖는다.
그러므로 이 공식의 체질은 과다한 土氣가 역시 과다하게 水氣를 머금고 있으므로 邪氣(병을 유발하는 나쁜 성질)가 비위와 신장 방광에 있다. 즉 무엇이나 과다하면 과다한 그것에 邪氣가 자생하여 병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가득 고인 물이 썩는 것과 같은 이치다. 따라서 이 체질은 반드시 木氣(木은 간담 에너지이고 간담은 水氣인 신장 방광의 에너지를 흡수한다)로서 과다한 水氣를 흡수하고 심장 소장 에너지인 火氣로서 따뜻하게 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공식의 특이점은 土氣와 水氣가 태과하므로 오히려 덕이 있다. 동양의학원전 황재내경에 이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 있다.
木氣가 태과하게 지배하면 曲直(곡직)이라 하고, 火氣가 태과하게 지배하면 炎上(염상)이라 하며, 土氣가 태과하게 지배하면 稼穡(가색)이라 하고, 金氣가 태과하게 지배하면 從革(종혁)이라 하며, 水氣가 태과하게 지배하면 潤下(윤하)라 하는데 모두 태과한 그것을 따른다는 의미가 있다. 즉 태과한 그것을 더 태과하게 한다는 뜻인데 그럴 경우 상대적인 에너지가 저절로 들어와서 부족한 에너지를 채워주기 때문이다. 陰이 최고조에 달하면 저절로 陽이 발생하고, 陽이 최고조에 달하면 저절로 陰이 발생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하지만 가장 좋은 에너지는 덜어 내주는 것이다. 즉 과다한 土氣는 金氣로 덜어주고, 金氣는 水氣로, 水氣는 木氣로, 木氣는 火氣로, 火氣는 土氣로 덜어주는 것이 건강에 가장 좋다. 즉 치료할 때 보사(補瀉)법에 있어서 補보다 寫가 우선하는 이치와 같다. 그러므로 이 공식은 土氣가 태과하므로 金氣로 사해주고, 水氣가 태과하므로 木氣로 사해주는 것이 가장 좋다. 가장 나쁜 에너지는 火氣와 丑(축 土氣)과 미(未 土氣)이다.
火는 과다한 土氣가 흡수하고 水氣가 급박하며, 丑은 공식의 未 중 丁(火氣)를 꺼지게 하고, 그리고 未는 비록 뜨겁지만 공식의 냉한 丑과 충돌하여 火氣가 몹시 어두워지므로 심장이 위험하다. 따라서 체질을 변화시키는 대운에서 金氣와 水氣가 지배하는 55세까지 나무랄 데 없이 건강하다. 다만 26세부터 35세까지 丙戌 대운에서는 戌이 생년의 진과 충돌하여 戌 중의 丁(정, 심장 에너지)이 辰의 습기에 어두워져서 심장 기능이 약화된다. 따라서 이 시기에 작은 일에도 마음을 상하고 눈물도 많고 웃음도 많고 그리고 공포심에다가 가슴이 두근대는 전형적인 심장 허약 증세가 나타난다.
丁亥 대운 36세에서는 丁의 火氣가 水氣가 아주 많은 亥(해 방광) 위에 있어서 열이 머리로 올라 머리에 땀이 많고 기혈이 잘 통하지 않아서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己丑 대운 56세에 죽을 고비를 넘긴다. 생일의 냉한 丑(축)은 생시의 子(자 水氣)와 합하므로 생월의 未와 충동하지 않지만 대운의 丑은 정면으로 충돌한다. 丑未 충은 丑중의 냉한 癸(계, 水氣 신장 에너지)가 미 중의 丁(정 火氣, 심장에너지)을 꺼뜨린다.
따라서 이때부터 36세 때의 증세가 심하게 나타나는데 특별히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증세라서 무심코 지내다가 그만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다행히 수술로 목숨은 건졌으나 심장 약화로 인한 기혈 불통과 혈관 약화 그리고 어혈이 쌓이기 시작하였다. 어혈은 간경화 신부전증 대상포진 통풍 심근경색 뇌출혈 뇌경색 등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특히 중풍 위험이 가장 높은데 어혈이 혈관을 막으면 맥이 빠르게 뛰고 맥이 빠른 만큼 성질이 급해진다. 그리고 작은 일에도 민감하게 스트레스로 반응하는 등 심리변화가 심해진다. 몸 안의 반응은 소화가 더디거나 배가 더부룩해지고 밖의 반응은 가끔 두통으로 고생하고 손가락이 마르고 힘이 빠지기도 하고 침이 저절로 흐르기도 하고 눈이 피로해 앞이 잘 보이지 않기도 하고 다리가 아프거나 발이 시리다. 또 어께통증도 심해진다. 이럴 때는 급히 백회와 풍지에 뜸을 뜨거나 사혈을 해주면 풍의 위험에서 벗어날 날 수 있다. 그러나 반드시 병원에서 수액으로 혈관을 터주는 치료가 필요하다. 그런 연후에 한방으로 치료하면 설사 풍을 앓았어도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 이전글간이 병들 때 몸의 안과 밖의 반응과 심리변화 16.04.14
- 다음글월간조선 3월호 칼럼 16.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