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조선 2월호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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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조선 칼럼 2월호
병이 들 때는 몸의 안과 밖에 소식부터 전해진다.
병은 도둑처럼 부지불식간에 찾아오지 않고 소식부터 전한다. 선전포고로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적처럼 소식을 먼저 전하여 대비하게 하니 교만하거나 혹은 착한 도둑 같기도 하다. 거미줄처럼 온 몸에 분포된 핏줄 힘줄 신경선 등등을 통하여 어느 곳에 병이 들라치면 전파만큼이나 빠르게 몸의 안과 밖에 신호를 보내 쳐들어 올 병마에 대비하게 하니 말이다.
외부충격에 의한 질병이 아닌 다음에야 모든 질병의 원인은 오장육부로부터 발생하고 그 소식은 재빠르게 몸의 안과 밖에 전해진다. 몸속에서 느껴지는 아픔이나 혹은 이상한 기미가 그러하고 몸 밖으로는 대소변의 소통 내지 색깔의 변화와 양의 많고 적음, 그리고 피부와 손톱발톱 이상 징후라든지 눈 귀 코 입 얼굴 허리무릎 목어께 팔 하다못해 머리카락 할 올 변색까지 오장육부 중 어느 하나가 이상이 생겨서 급히 병마에 대비하라고 보낸 신호이다. 따라서 몸속의 이상한 기미 내지 몸 밖 여러 곳에 발생한 뜻밖의 현상을 보고 즉시 오장육부를 치료하면 절대로 위험한 병에 걸리지 않을뿐더러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
수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 천하제일의 명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편작이 말했다. “중병에 걸려 사경을 헤매는 환자를 치료하면 보통의사이고, 가벼운 병을 치료하여 중병을 앓지 않게 하는 의사가 명실공이 명의이며, 가벼운 병마저 앓지 않게 예방하는 의사가 신의”라 하였다. 그러니까 몸의 안과 밖에 나타난 이상 징후를 알아차리고 병이 깊어지기 전에 재빨리 치료하는 의사가 진정한 명의이다. 시기를 놓치고 난 뒤에 깊어질 대로 깊어진 중병을 고치기도 어려울뿐더러 고쳐봐야 망가질 대로 망가진 몸은 심하게 파손된 자동차 같아서 온전하게 오래 보존하지 못할 테니 보통이라기보다 그저 그런 의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병의 결과만 보고 치료하는 요즘의 의술에 의탁하기보다 자기 몸은 자기가 살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자기 몸에 발생하는 이상 징후는 자신이 가장 잘 알 테니 말이다. 따라서 몸의 안과 밖에 발생한 이상 징후를 알아차리고 어느 장부가 병마의 침입소식을 급히 보냈는지 알아두면 스스로를 위한 명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하기 전에 오장육부에 침입한 병마가 어떤 전이과정을 그쳐서 중병을 앓게 하고 종내는 죽음을 맞이하게 하는지부터 먼저 알아보는 것이 순서일 것 같다. 어느 오장이든 병이 들면 그 장부에만 머물지 않고 다른 장부로 옮겨가서 중병을 앓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첫째 신장 방광은 간담으로부터 邪氣(병을 유발하는 나쁜 물질 또는 기운)를 받아서 병이 드는데 邪氣가 신장 방광에 머물다가 심장 소장으로 옮겨 가서 심장 소장을 병들게 한 다음, 다시 폐 대장으로 옮겨 가서 폐 대장을 병들게 한다. 그리고 폐 대장이 망가지면 마지막으로 비위로 옮겨 가는데 이때 비위마저 병들면 천하에 둘도 없는 명의도 고칠 수 없으니 곧 이 세상과의 이별이다. 따라서 간담으로부터 邪氣가 신장 방광으로 옮겨가기 전에 몸의 안과 밖의 징후를 알아차리고 간담의 邪氣를 치료하여 신장 방광이 병들지 않게 하는 것이 제일이고, 만약 이 시기를 놓쳤으면 신장 방광을 병들게 한 邪氣가 심장 소장으로 옮겨 가기 전에 신장 방광을 치료 하여 심장 소장이 병들지 않게 해야 하며, 이 시기마저 놓쳤으면 邪氣가 폐 대장으로 옮겨 가기 전에 심장 소장을 치료하여 폐 대장이 병들지 않게 치료해야 하고, 그래도 시기를 놓쳤으면 급히 서둘러서 邪氣가 비위로 옮겨가기 전에 폐 대장을 치료해야 한다.
둘째 간담은 심장 소장으로부터 邪氣를 받아서 병이 드는데 邪氣가 간담에 머물다가 비위로 옮겨가서 비위를 병들게 한 다음, 다시 신장 방광으로 옮겨가서 신장 방광을 병들게 한다. 그리고 신장 방광이 망가지면 마지막으로 폐 대장으로 옮겨 가는데 이때 폐 대장마저 병들면 천하에 둘도 없는 명의라도 고치지 못하니 곧 세상과의 이별이다. 따라서 심장 소장의 邪氣가 간담으로 옮겨가기 전에 몸의 안과 밖의 징후를 알아차려서 심장 소장의 邪氣를 먼저 치료하여 간담이 병들지 않게 하는 것이 제일이고, 만약 이 시기를 놓쳤으면 간담을 병들게 한 邪氣가 비위로 옮겨가기 전에 간담을 치료해야 하며, 이 시기마저 놓쳤으면 신장 방광이 병들기 전에 비위를 치료해야 하고, 그래도 시기를 놓쳤으면 급히 서둘러서 邪氣가 폐 대장으로 옮겨가기 전에 신장 방광을 치료해야 한다.
셋째 심장 소장은 비위로부터 邪氣를 받아서 병이 드는데 邪氣가 심장 소장에 머물다가 폐 대장으로 옮겨 가서 폐 대장을 병들게 한 다음, 다시 간담으로 옮겨가서 간담을 병들게 한다. 그리고 간담이 망가지면 마지막으로 신장 방광으로 옮겨가는데 이때 신장 방광마저 병들면 천하에 둘도 없는 명의라도 고치지 못하니 곧 이 세상과의 이별이다. 따라서 비위의 邪氣가 심장 소장으로 옮겨가기 전에 몸의 안과 밖의 징후를 살펴서 비위를 먼저 치료하여 심장 소장이 병들지 않게 하는 것이 제일이고, 만약 이 시기를 놓쳤으면 폐 대장이 병들기 전에 심장 소장을 치료해야 하며, 이 시기마저 놓쳤으면 간담이 병들기 전에 폐 대장을 치료해야 하고, 그래도 시기를 놓쳤으면 급히 서둘러서 邪氣가 신장 방광으로 옮겨가기 전에 간담을 치료해야 한다.
넷째 비위는 폐 대장으로부터 邪氣를 받아서 병이 드는데 邪氣가 비위에 머물다가 신장 방광으로 옮겨가서 신장 방광을 병들게 한 다음 다시 심장 소장으로 옮겨가서 심장 소장을 병들게 한다.
그리고 심장 소장이 망가지면 마지막으로 간담으로 옮겨 가는데 이때 간담마저 망가지면 천하에 둘도 없는 명의라고 고치지 못하니 곧 이 세상과의 이별이다. 따라서 폐 대장의 邪氣가 비위로 옮겨가기 전에 몸의 안과 밖의 징후를 알아차려서 폐 대장을 먼저 치료하는 것이 제일이고, 만약 이 시기를 놓쳤으면 신장 방광이 병들기 전에 비위를 치료해야 하고, 이 시기마저 놓쳤으면 심장 소장이 병들기 전에 신장 방광을 치료해야 하며, 그래도 시기를 놓쳤으면 급히 서둘러서 邪氣가 간담으로 옮겨가기 전에 심장 소장을 치료해야 한다.
다섯째 폐 대장은 신장 방광으로부터 邪氣를 받아서 병이 드는데 邪氣가 폐 대장에 머물다가 간담으로 옮겨가서 간담을 병들게 한 다음 다시 비위로 옮겨가서 비위가 병들고, 병든 비위는 신장 방광을 병들게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심장 소장으로 옮겨 가는데 이때 심장 소장마저 병들면 천하에 둘도 없는 명의라도 고치지 못하니 곧 이 세상과의 이별이다. 따라서 신장 방광의 邪氣가 폐 대장으로 옮겨가기 전에 몸의 안과 밖의 징후를 알아차려서 신장 방광을 치료하는 것이 제일이고, 만약 시기를 놓쳤으면 간담이 병들기 전에 폐 대장을 치료하고, 이 시기도 놓쳤으면 비위가 병들기 전에 간담을 치료하며, 그래도 시기를 놓쳤으면 서둘러서 邪氣가 심장 소장으로 옮겨가기 전에 신장 방광을 치료해야 한다.
이상의 내용이 가벼운 병이 중증으로 전이되는 과정이다. 邪氣는 항상 오장육부에 침범하여 병을 유발하고 앞에서 말한 순서대로 전이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오장은 邪氣가 침범하자마자 몸의 안과 밖에 신호를 보내 병에 대비하게 한다. 그런데 오장에 침범한 邪氣가 강력할 때는 앞에서 말한 순서를 따르지 않고 곧바로 자기가 이기는 장부로 쳐들어가서 급성으로 병을 유발한다. 자기가 이기는 장부란 오행의 상극 논리이다. 천지만물은 상생하고 상극하거니와 오자육부 역시 상생상극 논리 안에서 작용하며 그것이 바로 늙고 병들어 죽는 원리이다. 상극에 있어서, 火는 金을 극하고, 金은 木을 극하고, 木은 土를 극하고, 土는 水를 극하고 水는 火를 극한다는 논리를 따른다.
즉 심장(火氣)은 폐 대장(金氣)을 이기고, 폐 대장은 간담(木氣)을 이기고, 간담은 비위(土氣)를 이기고, 비위는 신장 방광(水氣)을 이기고, 신장 방광은 심장 소장을 이긴다. 이기는 장부는 邪氣가 침범할 때 그 장부가 몸의 안과 밖에 신호를 보내고, 이기는 장부로부터 邪氣를 침범당한 장부는 병이 들기 전에 그 장부의 신호가 몸의 안과 밖에 신호를 보낸다. 이때는 대개 가볍지 않은 무거운 병이어서 신호 역시 강력하므로 분명하게 낄 수 있다. 치료방법은 이기는 장부가 신호를 보내면 그 장부의 邪氣를 사(寫)해주고 침범을 당한 장부를 도와주는 약을 쓰면 된다.
즉 간담에 邪氣가 심하게 침범하였으면 간담의 邪氣를 사해주는 심장 소장과 침범을 당하는 비위를 도와주는 약을 써야 하고, 심장 소장에 邪氣가 심하게 침범하였으면 심장 소장의 邪氣를 사해주는 비위와 침범을 당하는 폐 대장을 도와주는 약을 쓰고, 비위에 邪氣가 심하게 침범하였으면 비위의 邪氣를 사해주는 폐 대장과 침범을 당하는 신장 방광 약을 쓰고, 폐 대장에 邪氣가 심하게 침범하였으면 폐 대장의 邪氣를 사해주는 신장 방광과 침범을 당하는 간담의 약을 쓰고, 신장 방광에 邪氣가 심하게 침범하였으면 신장 방광의 邪氣를 사해주는 간담과 침범을 당하는 심장 소장의 약을 쓰면 된다. 병이 가벼우면 음식으로 치료할 수 있으나 병이 무거우면 여러 차례 소개해온 음식과 약초를 참고하여 함께 쓰는 것이 좋다.
그런데 몸의 안과 밖의 신호에서 병이 드는 장부를 알아차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심리변화현상이 더 신속하게 오장의 정보를 제공해준다. 사람의 마음은 기후변화에 상응한 오장육부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 변화도 육신과 달리 대단히 세속적인데다 선(善)에 반하여 악(惡)한 번뇌여서 인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 번뇌를 일컬어 오악(五惡)이라 하는데 불교에서는 오온(五蘊)이라 하고 오온이 바로 일체 고통이요 재앙이라 하였다.
오온이란 무심(無心)의 경계에서 문득 한 생각(色 물질에 종속된 번뇌의 종자)이 일어나는데 이때 이 생각을 받아들이는 의식(受)이 요동해 악의 씨눈이라 할 상(想, 번뇌를 일으키는 잠재의식)이 자리 잡고, 이 想은 욕망의 불꽃으로 타오르는 행(行)으로 발현해 드디어 악의 실제 모습인 식(識, 굳어진 오악의 앎)이 되어 마음을 괴롭히고 오장을 병들게 하는데 탁한 邪氣라서 탁한 마음(五惡)이 일어나기 마련이며, 그 탁한 마음은 병든 오장에 따라서 제 각각이다. 따라서 그 마음의 변화에서 어느 장부에 사기가 침범하고 또 병들었는지를 알아차릴 수 있다. 사실 마음의 괴로움은 육신의 통증이 아니라서 오장의 병과 무관하게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육신의 반응보다 더 분명하고 더 적나라하게 표출된다.
더욱이 극단적일 때는 자신의 육신을 해하거나 죽음으로 몰고 가기도 한다. 선불교의 조종 달마의 초대 제자 혜가라는 사람은 네 마음이 어디에 있느냐 꺼내 보아라는 달마의 한 마디 질문에 냉큼 비수를 꺼내 제 한쪽 팔을 싹둑 잘라 흐르는 피로 진심을 나타낸 뒤에야 달마의 제자가 되었다는 이야기로부터 요즘 몸을 다칠까 혹은 병들까 겁내던 사람이 어줍지도 않은 우울증 하나 극복하지 못해서 초개같이 자기 목숨을 버리기도 하는 일까지 육신에 전하는 마음의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런데 그런 그렇게 자기 육신을 해하거나 죽음으로 몰고 가는 마음자리는 다름 아닌 오장이란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가슴을 저미는 슬픔과 증오는 심장의 본성인 사랑을 불사르고 솟구친 악한 탁기이며, 애통한 우울증은 폐의 본성인 올곧고 의로움을 불사르고 솟구친 탁기이고, 극단적인 분노는 착하고 어진 덕이 본성인 간의 악한 탁기이며, 극심한 근심 걱정은 거짓 없는 진실이 본성인 비장의 악한 탁기이고, 가슴을 조이는 공포는 사리를 분별할 수 있는 힘의 본성인 신장의 악한 탁기이다.
이와 같이 다섯 가지 본성(五善)을 품고 있는 오장에 邪氣가 침범하면 오장의 본성(仁 義 禮 智 信, 유교에서는 五常이라고도 함)은 사라지고 그 위에 오악(五惡, 怒 喜悲, 思, 哀 恐 불교에서 五蘊이라고도 함)이 마음을 요동시켜서 괴롭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괴로움이 깊으면 깊을수록 병도 따라서 중해지거니와 의지와 상관없이 불쑥 불쑥불쑥 솟아오르는 예상치 못한 마음의 변화에서 병증을 예단할 수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마음의 변화 역시 오행에 배속돼 상생 상극한다는 사실이다.
물론 오장이 오행의 에너지이기는 하지만 마음까지 배속되는 것으로 보아서는 마음 역시 물질의 하나임을 알 수 있다. 仁과 분노는 木氣의 본성과 속성이고, 禮와 기쁨과 슬픔은 火氣의 본성과 속성이며, 義와 애통함은 金氣의 본성과 속성이고, 信과 근심 걱정은 土氣의 본성과 속성이며, 智와 공포는 水氣)의 본성과 속성이다. 이처럼 마음이 물질이기 때문에 마음의 힘이 오장을 병들게도 하고 낫게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좋은 마음은 약이 되고 탁한 마음은 병이 된다. 그리고 마음도 상생 상극하므로 마음의 변화는 병증의 전이과정과 같이 전개된다. 먼저 상극에 있어서, 분노는 근심 걱정을 누르고(木 剋 土 간이 비장을 극한다), 근심 걱정은 공포심을 누르고(土 剋 水 비장은 신장을 극한다), 공포심은 기쁨과 슬픔을 누르고(水 剋 火) 신장은 심장을 극한다, 기쁨과 슬픔은 애통함을 누르고(火 剋 金 심장은 폐를 극한다) 애통함은 분노를 누른다(金 剋 木 폐는 간을 극한다) 병증에 따른 마음의 전이과정에 있어서,
첫째 간담에 邪氣가 가장 먼저 침범하면 분노가 잦아지는데 탁기가 신장 방광으로 옮겨가서 신장 방광을 병들게 한다. 그리고 병든 신장 방광은 두려움까지 발산해 정신적 피로 정도가 심해진다. 그러다가 신장 방광에서 두려움을 생성시킨 탁기는 심장 소장으로 옮겨가서 심장 소장을 병들게 하여 눈물도 많고 웃음도 많은 심리변화를 일으키다가 폐 대장으로 옮겨가는데 이때부터 정신을 어지럽히는 온갖 상념에다가 애통한 마음까지 더해진다. 만약 이때 폐 대장을 고치지 않으면 마지막으로 탁기가 비장 위장으로 옮겨가서 근심 걱정까지 겹쳐 괴로워하다가 세상과 이별한다.
둘째 심장 소장에 邪氣가 가장 먼저 침범하면 슬픔과 기쁨을 교차시키는 변득이 죽 끓듯 하는데 탁기가 간담으로 옮겨가서 간담을 병들게 한다. 그리고 병든 간담은 타인을 증오하고 미워하는 분노까지 발산해 정신적 피로 정도가 심해진다. 그러다가 간담에서 분노를 생성시킨 탁기는 비장 위장으로 옮겨가서 비장 위장을 병들게 하여 근심걱정으로 뒤숭숭한 마음을 걷잡지 못하다가 신장 방광으로 옮겨가서 공포심까지 더해진다. 만약 이때 신장 방광을 고치지 않으면 탁기가 폐 대장으로 옮겨가서 절망감까지 겹쳐 괴로워하다가 세상과 이별한다.
셋째 비장과 위장에 邪氣가 가장 먼저 침범하면 근심걱정이 많아서 자못 이뤄하는데 탁기가 심장 소장으로 옮겨가서 심장을 병들게 한다. 그리고 병든 심장 소장은 슬픔과 기쁨을 교차시키는 심리변화를 자주 일으켜 정신적 피로가 심해진다. 그러다가 기쁨과 슬픔을 생성시킨 탁기가 폐 대장으로 옮겨가서 폐 대장을 병들게 하여 우울증과 절망의 괴로움으로 마음을 다잡지 못하다가 간담으로 옮겨가서 성질까지 자주 부린다. 만약 이때 간담을 고치지 않으면 탁기가 신장 방광으로 옮겨가서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다가 세상과 이별한다.
넷째 폐에 邪氣가 가장 먼저 침범하면 괴로움이 많아서 우울해지는데 탁기가 비장으로 옮겨가서 비장을 병들게 한다. 그리고 병든 비장은 근심걱정을 심화시켜서 정신적 피로 정도가 심해진다. 그러다가 근심걱정을 생성시킨 탁기는 신장으로 옮겨가서 공포에 떨게 하다가 심장으로 옮겨가서 변득스럽게 기쁨과 슬픔까지 교차시켜서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한다, 만약 이때 심장을 고치지 않으면 탁기가 간으로 옮겨가서 타인을 증오하고 미워하는 분노로 괴로워하다가 세상과 이별한다.
다섯째 신장 방광에 邪氣가 가장 먼저 침범하면 무서움을 잘 타는데 탁기가 폐로 옮겨가서 폐 대장을 병들게 한다. 그리고 병든 폐 대장은 절망감을 자주 느끼고 우울해져서 정신적 피로 정도가 심해진다. 그러다가 우울증을 생성시킨 탁기는 간담으로 옮겨가서 타인을 증오하고 미워하는 등의 분노를 잘 터뜨리게 하다가 비장 위장으로 옮겨가서 근심걱정으로 마음이 혼란스러워진다.
만약 이때 비장 위장을 고치지 않으면 탁기가 심장으로 옮겨가서 슬픔에 빠져 있다가 세상과 이별한다. 이처럼 몸에 병이 들면 오장육부로 전이되는 과정에 따라서 자신도 타인도 이해할 수 없는 심리변화를 일으킨다. 그러나 전이과정을 밟지 않는 경우도 없지가 않은데 초기 병이 드는 장부에 침범하는 邪氣가 태과하면 스스로 병들고 곧바로 이기는 장부로 쳐들어가 중병을 유발한다.
이때는 성격의 변화도 급격해진다. 즉 간담에 邪氣가 심하게 침범하면 갑자기 성격이 폭발적으로 변하는데 미풍에도 흔들리는 풀잎처럼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리고 사기는 비위로 쳐들어가 무거운 병을 유발하고, 심장 소장에 邪氣가 심하게 침범하면 갑자기 눈물이 많아지고 소심해진다. 그리고 邪氣는 폐 대장으로 쳐들어가 무거운 병을 유발하며, 비장 위장에 邪氣가 심하게 침범하면 갑자기 의심이 많아지고 근심걱정이 심해 불안한 마음을 추스르지 못한다. 폐 대장에 邪氣가 심하게 침범하면 우울증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으며, 邪氣는 간담으로 쳐들어가 무거운 병을 유발하고, 신장 방광에 邪氣가 심하게 침범하면 공포증에 시달리고 자주 가슴이 두근대며, 邪氣는 심장 소장으로 쳐들어가 무거운 병을 유발한다. 다음 회부터는 오장육부별로 중병을 앓은 사람들을 예로 들어 몸의 안과 밖 내지 마음의 변화과정을 자세히 풀어 독자 여러분들이 스스로 건강을 다스리는데 필요한 자료를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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