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마 체질진단의 허구
페이지 정보
본문
사상(四象) 팔상(八象) 진단의 허구
독자는 평생 한 번쯤은 자신의 체질이 태양인이니 태음인이니 소음 혹은 소양인 등의 말을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의원 저 의원 가는데 마다 체질 명칭이 다른 것도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몇 년 전 k 대학교 한의과대학 13회 졸업생이라는 대단히 연로한 부산의 어느 의원 원장이 필자를 찾아온 적이 있었다.
아이러니 하겠지만 그는 자신의 체질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필자는 말했다. 나는 무슨, 무슨 상(象) 하고 단정 짓는 이재마의 진단법은 모른다.
알고 싶지도 않고 이재마라는 사람이 명의라는 말도 믿지 않는다. 그걸 믿으면 동양의학원전이 부정되기 때문이다.
진정한 명의라 할 허준 선생마저 사상이니 팔상이니 하는 진단법으로 진단을 한 적이 없지 않느냐 하고 말했다.
그러자 그 원장이 대뜸 말했다. 이재마 진단법 그거 안 맞습니다. 하고는 눈시울을 붉혔다. 필자는 그의 말을 듣고서야 원장님은 간에 문제가 있습니다. 풍이 왔을 수도 있습니다. 하고 단정 지어 진단해주었다. 왜 그리 말했느냐 하면 간담이 다른 장부에 비해 터무니없이 큰 데다가 火氣가 우주의 에너지와 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생년월일시에 음양오행을 대입해보면 火氣 沖은 거의가 고혈압을 앓는다.
거기다가 간 기능이 성하면 뇌졸중을 앓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원장은 두 말없이 풍이 왔다 하고는 내가 명색이 의사이고 수십 년을 환자를 보아왔는데 솔직히 내 체질이 무엇인지 조차 모르고 있었다. 작년에 아내가 폐암으로 사망하고 나서 비로소 내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 깨달았다. 솔직히 마지도 않은 걸 뻔히 알면서도 환자들에게 무슨 상, 무슨 상하고 진단해주고 약값도 비싸게 받았다.
아마 부산에서 내가 제일 약값을 비싸게 받았을 것이다. 그런데 마누라 체질 하나 똑 바로 모르고 엉뚱한 약만 썼다. 마누라 죽고 나서야 양심에 가책이 되었다. 이제 남은 생이라도 바르게 진단법을 배워서 내 건강도 다스리고 환자들에게도 떳떳하고 싶다.
그리 고백한 원장은 노안에 눈물까지 보였다.
지금도 잊지 못하는 그 원장의 양심고백이 가슴 찡하게 기억된다. 모르긴 해도 다른 모든 의원들도 마음속으로는 그 원장과 같은 마음을 품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필자는 작년 8월 호인인가 7월호인가 잘 모르겠지만 “정경대 박사의 의명학” 건강칼럼에서 이재마도 자신의 체질을 몰랐을 것이라고 단정 지어 말하고 그 이유를 자세히 설명까지 하였다. 이후로 누군가 항의전화라도 해주길 바라면서 기다렸지만 아무도 반박하는 이가 없었다.
아마도 그런 진단이 안 맞다는 걸 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유독 tv에 출연하는 이들은 아주 당당하게 소양인이니 태음인이니 하고 아주 잘 아는 척 진단하는 소리를 자주 듣곤 한다. 그 참 사람들! 아직도 진실을 외곡하고 허구를 진실인양 말해야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참 궁금하다.
- 이전글사람 죽이는 날씨 사람 살리는 날씨 17.04.13
- 다음글눈의 피로와 원인 그리고 치료 17.03.16